[앵커]
아는 기자, 아자 정치부 조영민 기자 나왔습니다.
Q1. 난방비 폭탄 민심이 심상치 않아요. 오늘 정치권이 그야말로 난리가 났습니다.
맞습니다.
일단 대통령실이 오늘 오전 9시 예정에 없던 긴급브리핑을 열고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여야도 각자 대책들을 내놨고, 가장 많은 인구가 거주하는 서울과 경기도 지자체장들까지 지원 경쟁에 가세한 모습입니다.
Q2. 정부와 야당이 내놓은 대책 완전히 다르죠?
대상과 방식이 전혀 다릅니다.
정부여당은 취약계층에 한해 지원을 늘리고 요금을 할인해주는 안을 내놨습니다.
대상 가구가 270만 가구입니다.
반면 민주당은 소득 하위 80% 가구, 사실상 대부분인 1700만 가구에 에너지 물가 지원금을 별도로 지급하자고 나섰습니다.
4인 가구 최대 100만 원 씩이요.
정부여당안은 1800억 플러스 알파 수준의 재원이 들지만 민주당은 7조 원 이상 듭니다.
그래서 민주당은 추가경정예산, 추경을 편성하자고 하고요.
정부여당은 예비비로 충당하겠다고 합니다.
이와 별도로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동연 경기지사은 취약계층 시설에 긴급지원금 346억 원과 200억 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Q3. 여야가 네 탓 공방을 벌이고 있는데요. 난방비 폭탄을 피할수는 있었던 건가요?
그건 아닙니다. 우리나라가 생산하는 가스는 거의 없죠. 대부분 해외에서 수입하다보니 난방비는 국제 가스 가격과 직결됩니다.
보시면, 재작년 3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6배 넘게 오른 게 보이시죠.
가스를 사오는 가격이 올랐으니 그걸 파는 가격도 오를 수밖에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주택용 가스 요금을 보면 다른 나라들이 우리나라에 비해 훨씬 큰 비율로 가격을 올렸습니다.
가격 인상은 불가피 했던 거죠.
Q4. 요금 인상이 불가피했는데 그러면 왜 네 탓 공방하는거에요?
오를 수밖에 없는건 알겠는데 도대체 누가 '폭탄'으로 만들었냐 이게 논쟁의 본질입니다.
지금 보시는 건 재작년 1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14개월간 국제가스 가격 그래프인데요,
이건 같은 기간 우리나라 가스 요금입니다. 14개월간 동결입니다.
사오는 값은 가파르게 올랐는데 파는 가격은 그대로라면 손해가 쌓이겠죠?
이게 미수금, 쉽게 말해 가스공사의 영업손실인데요,
지난해 말까지 누적된 미수금이 9조 원입니다.
재작년 초 2조 원 대였는데 짧은 기간 4배 넘게 늘어난 겁니다.
정부여당은 문재인 정부가 가격 인상이 필요할 때 단계적으로 인상했다면 국민들이 지금 폭탄처럼 받아들일 일은 없었을 거라고 주장합니다.
반면 민주당은 당시 코로나로 힘든 상황이어서 동결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하고요.
Q5. 이미 폭탄은 떨어졌고, 앞으로도 난방비는 더 오를 수밖에 없는 건가요?
안타깝게도 그럴 것 같습니다.
정부는 일단 1월부터 3월까지 난방비를 동결했는데요.
오는 3월 결정되는 2분기 가스요금이 오를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습니다.
국제 가격과 국민부담, 가스공사 재무상황 등 종합적으로 검토해보겠다는 게 정부 입장입니다만 워낙 가스공사 적자가 커 인상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다만 날씨가 따뜻해지면 그만큼 난방 사용량이 줄어들테니 국민들이 느끼는 체감 부담은 줄어들 수 있겠죠.
Q6. 그래서 기업에서 횡재세 걷자고 하는 이야기도 나오던데 일리가 있나요?
민주당이 주장하고 있죠.
특정 기업이 예기치 못한 횡재로 발생한 이익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는 건데요.
예를 들어 원유 가격이 오르자 미리 사둔 재고 석유까지 비싸게 팔면서 정유사들이 큰 이익을 얻었죠.
국민들은 고통받는데 일부 정유사들의 성과급 잔치 소식이 알려지면서 '횡재세' 여론도 나왔는데요.
영국과 독일이 일부 부과하고 있고 미국도 공론화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세금은 예측이 가능하고 형평성이 있어야 한다"며 신중하게 검토해야한다는 입장입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도 직접 유전을 개발해 수익을 얻는 유럽 기업과 원유를 수입해 파는 우리 기업은 수익구조가 다르다며 횡재세 도입 주장에 전혀 동의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Q7. 국제가격 영향이 지배적이라 뾰족한 대책이 있느냐. 참 정리하기 어려운 문제에요
맞습니다.
오늘 대통령실도 '에너지 가격 현실화' 라는 용어를 쓰며 불가피한 측면을 강조했습니다.
취약계층은 도와주되, 국민들에게는 불가피성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데 공들일 것으로 보입니다.
아는기자 조영민 기자였습니다.